초혼(招魂)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!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!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!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.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.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.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.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.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시집<진달래꽃> 1925
招 魂 金素月
那支离破碎的名字啊! 在空中飘散的名字啊! 千呼万唤也不应的名字啊! 让我呼唤着气绝的名字啊!
留在心里的一句话 至死也没有说完呵 我挚爱的人啊! 我挚爱的人啊!
红日高悬在西山上 鹿群也在哀哀啼绝 我徘徊在孤寂的远山 千呼万唤着你的名字!
声声呼唤浸透悲伤 声声呼唤浸透悲伤 即便呼唤在冥冥中传递 怎奈这天地间悠悠万里
纵然伫立此处化为岩石 让我呼唤着气绝的名字啊! 我挚爱的人啊! 我挚爱的人啊!
诗集《金达莱花》1925 |